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이금이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청춘의 무기력함과 한국 사회가 주는 답답함을 극적으로 담아낸 영화입니다. 계약직과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숨 막히는 경쟁 속에 지친 청춘이 과연 떠남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의 상세한 줄거리부터 원작과의 차이, 그리고 이민이라는 선택이 오늘날 청춘에게 가지는 의미까지 깊게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이 싫어서 줄거리
영화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 계나는 평범한 20대 후반 청춘입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 학비를 마련하며 버텼지만, 대학 졸업 후에도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을 전전합니다. 회사는 언제든 그를 대체할 수 있고, 계나는 안정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반복되는 야근과 상사의 눈치, 직장 내 인간관계 스트레스는 그의 마음을 서서히 갉아먹습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 하나 자신의 마음을 깊이 이해해주지 못하고, 부모님과는 늘 불편한 대화를 이어갑니다. 지쳐버린 계나는 문득 떠오릅니다. ‘내가 왜 여기서 버텨야 하지?’ 그렇게 선택한 곳이 바로 뉴질랜드입니다. 계나에게 뉴질랜드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이자 숨구멍입니다. 하지만 떠나는 결정은 쉽지 않습니다. 오랜 연인 진석은 그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부모님은 무책임하다며 화를 냅니다. 모두가 말립니다. 하지만 계나는 외로움 속에서도 비행기 표를 끊고 떠납니다. 처음 도착한 뉴질랜드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기만 합니다. 영어도 서툴고 일자리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계나는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조금씩 적응해갑니다. 동료들과 파티를 하고 낯선 거리를 걸으며, 그제야 숨이 트이는 것을 느낍니다. 영화는 마지막에 계나가 바라보는 바다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그 바다는 답답한 한국에서 벗어난 그의 마음을 상징합니다. 떠나온 것은 도망이 아니라, 나를 위한 최소한의 선택임을 영화는 잔잔히 전합니다.
이금이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원작 소설의 문학적 힘을 그대로 가져오되, 영상 매체가 줄 수 있는 현실성을 더해줍니다. 소설 속 계나는 더욱 솔직하고 거침없는 내면 독백으로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과 자조를 쏟아냅니다. 책을 읽다 보면 계나가 왜 이렇게까지 떠나고 싶어하는지 납득이 갑니다. 반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와 장면 구성으로 그 심리를 보여주기 때문에 한층 더 현실적입니다. 특히 뉴질랜드의 푸른 하늘과 한국의 잿빛 도시 풍경을 대비해 화면만으로도 계나의 심리를 드러냅니다. 원작에 비해 영화는 연인 진석과의 관계를 조금 더 부각시킵니다. 진석은 현실적으로 안정된 직장을 원하며 계나에게 함께 한국에 남자고 하지만 계나는 단호히 거절합니다. 이 갈등은 떠남의 무게를 더욱 실감나게 합니다. 또한 원작은 계나의 내면에 머무는 장면이 많지만, 영화는 낯선 뉴질랜드 현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떠남 이후’를 더 구체적으로 그립니다. 그 과정에서 계나의 성장과 혼란이 엿보입니다. 결국 원작은 문장으로, 영화는 시각적 이미지로 관객에게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떠난다고 모든 게 해결될까? 한국을 떠나도 결국 내 안의 문제가 아닐까? 이금이의 문장과 김꽃비 배우의 연기가 만난 덕분에 두 버전은 각각 다른 맛으로 우리의 가슴을 두드립니다.
청춘 이민영화로서의 의미
‘한국이 싫어서’는 한국 사회에 지친 청춘이 왜 ‘이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20~30대 청년 세대는 열심히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 앞에 좌절감을 느끼곤 합니다. 회사에서는 대체 가능한 부품 취급을 받고, 주거는 불안정하며 인간관계도 팍팍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차라리 떠나고 싶어집니다. 물론 이민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언어, 돈, 외로움, 낯선 문화라는 큰 벽이 존재합니다. 영화 속 계나 역시 뉴질랜드에 도착하자마자 편하지 않습니다. 현지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낮에는 카페 아르바이트, 밤에는 청소일을 병행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한국이라면 상사 눈치에 시달렸을 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이상한 해방감을 느낍니다. 영화는 현실적입니다. 이민은 해피엔딩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행으로만 가는 길도 아닙니다. ‘도망친다’는 죄책감을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이 영화는 청춘이 현실에 지고 무너져가는 것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완전한 용기로라도 자신을 지키려는 몸부림을 응원합니다. 청춘 이민영화로서 ‘한국이 싫어서’는 떠남이 정답이냐 아니냐보다 ‘내가 나를 위해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특별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단순한 이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던지는 현실적인 질문입니다. 떠남은 도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낯선 도시의 공기 속에서 내가 나로 살 수 있을까? 답답한 현실을 버텨야 할까?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질문 자체인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여러분도 자신만의 선택과 자유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